문화

인터넷으로 소설 연재를 시작한 황석영

인터넷 연재소설은 워낙 짧아서 그나마 부담이 덜한 편이다. 장편을 한꺼번에 인터넷으로 읽어야 한다면 질려서 포기하겠지만 매일 조금씩 배달되는 글을 해볼 만 하다.

작가 황석영이 네이버 블로그로 소설 연재를 시작했다고 해서 며칠째 재밌게 읽고 있다. 이렇게 블로그로 소설 연재한 건 박범신이 ‘촐라체’로 먼저 했다. 네이버가 이걸로 재미를 좀 봤는지 이번에는 황석영을 영입해서 네이버 블로그 띄우기에 나섰다.

네이버가 박범신이나 황석영 같은 비중 있는 소설가와 어떤 계약을 맺었는지는 알려지지 않다. 하지만 이 정도 거물급이라면 꽤 후한 대우를 받았으리라.

나는 부지런한 성격이 아니라 신문이나 잡지로 연재하는 소설도 잘 보지 않았다. 단편이라면 모를까 장편을 찾아가며 읽는다는 건 여간 노력하지 않으면 힘들다. 앞으로 무슨 사건이 일어날까 고민하는 건 연재만화, 연속극만으로 충분하다. 소설은 책으로 묶여야 읽을 맛이 났다.

나의 귀찮아하는 성격을 극복할 만큼 황석영의 작품을 좋아해서 ‘개밥바라기별’을 읽기 시작했다. 벌써 3회까지 나왔는데 후딱 읽어 버렸다.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성장소설이라 아마 끝까지 챙겨가며 읽을 것 같다.

블로그로 연재하는 소설이라 RSS 구독 방식으로 편하게 그리고 무료로 읽을 수 있다. 블로그 세계가 점점 커가고 다양한 용도로 쓰이고 있다. 이제 소설도 블로그로 읽게 된다니 감회가 새롭다.

전자책도 나온 세상이니 블로그로 소설 읽는 게 별로 신기할 것도 없다. 하지만 내 취향이 보수적이라 그런지 전자책은 잘 안 읽는다. 컴퓨터 화면으로 장시간 책을 읽으면 피곤하고 집중도 되지 않아서 그렇다. 전자책으로만 볼 수 있는 글일 경우를 제외하고 웬만하면 종이책으로 읽는 게 편하다. 나는 책을 좀 지저분하게 보는 편이라 마음에 드는 구절이 나오면 밑줄도 그어가며 읽어야 한다.

인터넷 연재소설은 워낙 짧아서 그나마 부담이 덜한 편이다. 장편을 한꺼번에 인터넷으로 읽어야 한다면 질려서 포기하겠지만 매일 조금씩 배달되는 글을 해볼 만 하다.

인터넷 등장 이래로 출판시장이 위축된 것은 세계적 추세였지만 미국은 얼마 안 가서 고전 출판이 두 배로 늘었고 유럽은 본격 문학의 신간이 일 년에 수백 권씩 출간된다. 그것은 인터넷을 사용하면 할수록 기본 콘텐츠에 대한 갈망이 커지고 구미 각국은 여전히 강력하게 독후감 리포트로 학업 성과를 판단하는 교육제도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석영

황석영은 1988년부터 워드프로세서를 쓰기 시작해서 컴퓨터로 글을 쓸 정도로 신문물에 대한 거부감이 별로 없다. 그는 전작 “바리데기”의 주요 독자가 10대~30대라는 사실에 고무되어 젊은 독자와 소통하기를 원한다. 이처럼 젊은 독자와 대화하려는 열린 생각을 하는 작가들이 좋다. 세상과 소통하기 두려워 하는 작가들은 작품부터 어느 순간에 정체된다.

황석영은 젊은 작가들에게 자신처럼 블로그로 글쓰기에 도전하라고 권장한다. 젊은 작가들이 인터넷을 써서 자신의 작품을 알릴 기회로 삼으라는 말이다. 하지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황석영처럼 유명한 작가의 블로그는 네이버에서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해주고 독자들이 알아서 찾아온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신인 작가의 블로그가 얼마나 성공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미국 최대 인터넷 서점 아마존은 단편소설도 판다. 원래 의도는 작품만 좋다면 누구나 유명작가가 될 수 있다는 기획 의도였다. 하지만 이미 유명한 작가들의 단편만이 팔려나가게 되었다. 독립 출판의 길도 유명 작가들의 또 하나의 창구가 되어 버린 것이다.

무한한 인터넷 블로그 세계에서 소설을 발표하는 것은 새로운 실험이다. 인터넷으로 유명해진 작가들도 있지만 주로 특정 포탈에 한정되어 있다. 아직 개인 블로그로 등단하는 작가는 보지 못했다.

문학과 블로그의 만남은 아주 반가운 일이다. 그동안 문학은 인터넷과 친해지지 못했다. 문학과 인터넷의 연애가 좋은 관계로 발전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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